샴푸 샴(卣), 유에스 비(冎), 마우스 마(甴) 이런 한자를 보신적 있나요?
있다면 인터넷 밈을 아주 잘 알고 있는 트렌드세터 시군요.
이 외에도 또 여러가지가 있는데, 정말 찰떡이지 않나요?
한자의 생김새가 물건의 모양과 거의 일치합니다.
위의 한자와 뜻풀이는 웃자고 지어낸 조합으로 실제 단어 뜻과는 다릅니다.
卣 은 술통 유, 冎 는 뼈 발라낼 과, 甴 쓸 삽 입니다.
그런데?! 원 뜻도 모양새가 비슷하지 않나요?
卣 은 정말 술통 처럼 생기기도 했습니다.
지난 시간에 요철(凹凸)에 대해서 글을 올린 적이 있는데요.
옛날 한자를 만들 때 실제로 물건의 모양을 본떠 한자를 만들기도 하였습니다.
串 는 요즘 밈에서는 떡꼬치 떡 인데, 실제 뜻은 꿰다 관 입니다.
사물을 작대기로 찌르는 듯 모양새를 글자가 표현하고 있는 거죠.
요즘의 밈과 실제 뜻이 거의 일치합니다.
(참고로 毌(꿰뚫을 관)이라는 한자도 있습니다. - 가로로 눕힌 떡꼬치!!!!!)
囚 는 가둘 수 입니다. 사람이 네모난 감옥 안에 있는 것을 표현한 한자입니다.
人 도 사람이 서 있는 모습을 형상화 했죠.
一, 二, 三 도 직관적이죠. 하나, 둘, 셋 작대기 개수로 표현했습니다.
다만 三 은 요즘 밈으로 보자면 샌드위치, 내지는 햄버거로 표현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한자 체계에서 사물의 모양을 본 떠 만든 문자를 상형문자 라고 합니다.
상형문자는 한자 뿐만 아니라 여러 문자에서도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대표적으로 이집트 상형문자를 들 수 있죠.
처음 문자를 만들 때에는 기본적인 시스템이
확립되기 이전이기 때문에 당연하게 나타났던 현상입니다.
예를 들어 소 한마리를 표현하기 위해 소를 그림으로 그렸던 것이
점차 간략화 되는 작업이 반복되면서 문자화 되는 것이죠.
이제는 이미 완성된 체계의 문자를 다시금 어떤 모양으로 추론하고
이를 표현하는 발상이 매우 재밌습니다.
이러한 발상은 한글에서도 이미 나타난적이 있습니다.
ㄴ(ㅇ.ㅇ)ㄱ 와 같은 방식이죠.
한편으로는 이러한 한글 쓰기에 불편함을 드러내는 분들도 계십니다.
"한글 파괴가 아니냐, 세종대왕님이 노하신다." 라고 말이죠.
저는 그러한 의견에 반대하는 입장입니다.
한글은 매우 유연성이 높은 문자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한글로 쓰지못할 소리가 없다라고 알고 있죠.
(실제 그런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리긴 합니다만)
우리는 한글로 모든 소리를 쓸 수 있고, 또 실제로 썼을 때에 한글이 더 빛나게 됩니다.
그런 한글을 다양한 방식으로 쓰는 것이 왜 세종대왕님이 노하실 일일까요?
세종대왕님은 누구보다 진보적이고 친백성적이며 개방적이셨죠.
만약 세종대왕님이 지금, 소위 말하는 MZ세대의 글쓰기를 보신다면
벌떡 일어나 박수를 치셨을 겁니다.
"브라보!! 잘한다 연진아~ ㄴ(눈.눈)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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