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말이라고 하여, 줄임말을 쓰는 것이 유행입니다.
한 때는 MZ세대의 전유물로 나이드신 분들이 못마땅해 하는 문화였지만,
지금은 세대를 막론하고 모두 다양하게 사용하고 있는 추세인듯 합니다.
매년 '신조어 고사'라고 불리우는 밈이 나오고 있으며, 그 중 줄임말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죠.
2023년 버전은 아직인지 구하지 못했습니다.
한자 이야기는 안하고 왜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있느냐구요?
줄임말의 근본은 바로 한자어 이기 때문입니다.
젊은 층들이 쓰는 줄임말이 못마땅하신 분들이 있다면, 아셔야 합니다.
줄임말은 아주아주 옛날부터 쓰였다는 것을요.
대표적인 것이 바로 사자성어(또는 고사성어) 입니다.
길고 긴 우리말을 우리 선조들은 4글자로 줄이는 것을 매우 당연시 여겼습니다.
소 귀에 경 읽기 = 우이독경,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다 = 감탄고토, 등잔 밑이 어둡다 = 등하불명.
일일이 열거하기에도 너무나도 많은 단어들이 있습니다.
물론 사자성어가 우리 말로 풀이된 경우도 많습니다만, 줄여 썼다는 것에는 변함이 없죠.
이러한 유행은 현대에서도 계속 되었습니다.
이제는 한자 사용이 줄어듦에 따라 한글 사용이 보편화되었고,
그 한글을 짧게 줄여 부르고자 하는 욕구는 지속되었습니다.
그러한 추세는 한글의 한, 두 글자로만 줄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초성으로만 표시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언어 현상은 한글에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이는 영어를 비롯하여 자국의 언어를 유용하게 쓰고자 하는 일련의 문화라 할 수 있습니다.
바꾸어 말하면 죽은 언어에서는 발견하기 어려운 특징이기도 합니다.
우리말을 줄여 쓰는 것은 전혀 비난할 거리도, 세종대왕님께서 노하실 일도 아닙니다.
언어라는 것은 원래 유연하며 이는 세대가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 법칙과도 같습니다.
다음 해, 또 다음 다음 해에는 어떤 말들이 유행할 지 저는 무척이나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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