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은행(銀行) 갈일이 많이 줄어서 참 편해졌습니다. 스마트폰 뱅킹으로 말 그대로 예금 외에는 모든게 가능해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은행(銀行) 단어가 좀 이상하지 않나요? 은 은에 가다 행을 씁니다. 은으로 가? 이 단어는 어떻게 유례된 걸까요?
고대 중국에서는 상인회를 '항(行)'이라고 불렀는데, 행과 동일한 단어를 썼습니다. 가다, 할 때에는 '행'으로 읽지만 좌판이나 점포란 의미로 읽을 때는 '항'이라고 읽죠. 16세기부터 유럽과의 교역으로 아메리카 대륙에서 중국으로 은이 들어오면서 은화가 중국의 통화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은을 취급하는 '은항'이 중국 내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게 됩니다. 이 은항(銀行)이 우리나라, 일본으로 들어오면서 '은행'이라는 단어로 읽히게 되었고, 지금의 은행이 되었습니다.
한편, 영어 단어 "bank"는 그 기원에 대한 다양한 이론과 함께 복잡한 어원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 이론은 "bank"라는 단어가 벤치 또는 테이블을 의미하는 고대 이탈리아어 "banca"에서 유래했다고 제안합니다. 중세 이탈리아에서는 대금업자가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공공 장소에 벤치나 테이블을 설치했으며 이러한 관행은 유럽 전역에 퍼졌습니다.
또 다른 이론은 "bank"라는 단어가 언덕이나 비탈을 의미하는 Old Norse 단어 "bakki"에서 유래했다고 제안합니다. 스칸디나비아에서 제방은 종종 강이나 다른 수역이 내려다보이는 언덕에 위치했습니다.
또 다른 이론은 "bank"라는 단어가 원래 환전 테이블을 의미하는 프랑스어 "banque"에서 유래했으며 나중에는 금융 기관을 의미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정확한 어원과 관계없이 "은행"이라는 단어는 16세기부터 예금을 받고, 대출을 하고, 기타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금융 기관을 가리키는 데 사용되었습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이 용어는 상업 은행, 투자 은행, 중앙 은행 등을 포함한 광범위한 기관과 연관되었습니다.
* TMI : 은행나무의 은행(銀杏)은 은빛 살구 라는 뜻으로, 은행 나무에서 열리는 그 열매가 살구와 흡사하여 붙은 이름입니다. 우리가 아는 은행 열매는 금빛에 가까운데, 은빛으로 이름 붙은 건은 미스테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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