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尖端) 산업 - 나노 세계의 비밀

 

 요즘은 첨단 산업이라는 말을 잘 쓰지 않습니다. 첨단 산업은 3차 산업의 주요 내용으로 기술 집약도가 높고, 관련 산업에 미치는 효과가 큰 산업, 구체적으로 항공기, 우주 개발, 전자, 원자력, 컴퓨터 따위 첨단적 기술을 중핵으로 하는 산업을 이르는 말이죠. 이 여기서의 첨단(尖端)이라는 단어가 재미있습니다. 첨단(尖端)은 뾰족할 첨, 끝 단 을 써, 끝이 뾰족하다는 뜻입니다. 끝이 뾰족한 산업이라, 도대체 이게 무슨 뜻일까요?

 

 첨단은 영어로도 'cutting-edge' 라고 써, 같은 의미를 한자로 가져온 말입니다. 해당 용어는 1800년대 중반부터 영어에서 사용되었으며, 원래는 칼이나 검과 같은 도구나 무기의 날카롭고 효과적인 날을 설명하기 위해 사용되었습니다. 금속 등을 최대한 뾰족하게, 다른 의미로는 가늘게 만드는 것이 당시에는 높은 숙련도를 보여주는 기술이었던 것이죠.

 

 끝을 최대한 뾰족하게 만드는 첨단 기술의 집약을 보여주는 분야 중 하나가 반도체 입니다. 우리가 쓰는 전자기기에 들어가는 램 등의 크기가 나날이 작아지면서도 용량은 늘어가고 있죠. 반도체를 만드는데 사용되는 기계의 끝이 그만큼 작아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또 다른 사례로는 의료 분야가 있습니다. 우리의(지구인) 기술은 이제 분자핵 정도의 크기의 세포를 꿰뚫을 수 있는 바늘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네, 끝이 뾰족 = 바늘 입니다.

 

 불과 수년전 만에 해도 마이크로 기술의 세계였지만 이제는 나노 기술의 세상이 왔습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천분의 1 마이크로가 나노 입니다. 나노는 십억분의 1 이며, 이미 천분의 1 나노 인 '피코' 단위를 언급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덧붙이지만 그 아래로도 이미 수가지의 정의가 있습니다. '마이크로 소프트' 회사는 이제 이름을 '나노 소프트'로 바꾸고 싶을지도 모르겠네요.

 

 첨단이라는 단어는 마이크로 세상을 빛냈던 구시대적 단어가 되었지만 아직까지도 유효한 기술입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이 용어는 각 분야의 최전선에 있는 새롭고 혁신적인 아이디어나 기술을 설명하기 위해 비유적인 의미로 더 일반적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