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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가 이혼을 하는 것을 흔히 '파경(破鏡)을 맞았다'고들 합니다.
파경(破鏡)은 직역하면 '거울이 깨짐' 을 말합니다.
거울이 깨진 모습처럼 관계가 갈라진 상태를 은유적으로 표현하는 말이죠.
하지만 파경(破鏡)의 원 뜻은 그 것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중국 남북조 시대, 진나라에 서덕언이라는 자에게 낙창공주인 아내가 있었다.
당시 나라가 전쟁으로 혼란스러워 그들의 관계에도 위험에 처했다.
이에 서덕언은 아내에게 이렇게 말한다.
"나라가 어려움에 처해져 우리는 잠시 떨어지게 될 것이오.
하지만 하늘의 인연이 허락한다면 다시 만날 것이되, 신표가 필요할 것이오."
그리고 거울을 하나 깨뜨려 나누어 가지며 약조했다.
"훗날 정월 보름날에 이 깨진 거울을 도성의 시장에 파시오.
내가 그 때까지 살아있다면 그 날에 이 거울을 찾을 것이오."
진나라는 결국 멸망하고 낙창공주는 양소라는 자의 집에서 생활하게 된다.
한편 서덕언은 정처없이 떠돌다, 약속의 날에 도성 시장을 찾았고
마침내 그 거울을 파는 이를 발견한다.
깨진 거울을 맞추어보고 그가 찾는 그 거울임을 확인하였으나
파는 이는 낙창공주가 아니었다.
이에 서덕언은 구슬피 울었고 이 소식은 양소에게까지 전해진다.
양소는 감복하고는 낙창공주를 서덕언에게 보내주었으며,
둘은 마침내 만나 백년해로 하였다.
위의 유래와 같이, 파경(破鏡)이라는 단어는 원래 헤어진 연인이 다시 만남을 이야기 합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 뜻이 변질되어 '헤어짐'의 뜻만 가지고 있죠.
이와 비슷한 이야기는 춘향전에도 등장합니다.
이몽룡이 춘향과 장기간 이별을 하는 상황에서
이몽룡은 징표로 거울 건네고, 춘향은 옥반지를 건네는 장면입니다.
비록 깨뜨려 나눈 것은 아니나,
다시 만나자는 약속의 징표를 나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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