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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한자 이야기

꽃이 피지 않는 나무 - 무화과(無花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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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할머니 댁에 가면 마당의 무화과 열매를 종종 먹고는 했습니다.

당시 무화과는 귀하기도 했거니와

과일 상점에서는 판매하지도 않는 것이었죠.

아마 지금도 마트에서 찾기 어려운 과일 중 하나일 것입니다.

 

나중에야 안 사실이지만 무화과는 열대성 과일에 속하여

따뜻한 남쪽에서만 주로 자란다고 합니다.


무화과는 뽕나무과에 무화과나무속에 속하는 과일입니다.

성경에서 아담과 이브의 이야기에 나오는 선악과가 다름 아닌 무화과였습니다.

그리고 클레오파트라가 가장 좋아하는 과일 중 하나였다고도 전해집니다.

무화과는 인류가 최초로 재배한 과일이자 가장 오래된 과일로 알려져 있죠.

 

그런데 이 과일의 한자를 한번 살펴 볼까요?

무화과(無花果), 즉 꽃이 없는 과일이라는 뜻입니다.

이는 실제로 이 나무에서 꽃을 찾아볼 수 없기에 붙은 이름입니다.

무화과는 정말 꽃을 피우지 않고 열매를 맺는 것일까요?


학자들의 연구에 힘입어

무화과에서 피어나는 꽃의 정체를 알게 되었습니다.

 

사실 무화과 열매 자체가 무화과나무의 꽃이었습니다.

무화과 열매의 껍질 자체가 꽃받침이며

안에 자리잡은 붉은 과실이 바로 꽃입니다.

 

이는 일반 벌이나 나비들에 의해 수정되지 못하고,

말벌 등에 의해 수정되며,

최종적으로 사람 또는 동물들이 열매를 따 먹음으로써

씨앗을 뿌리는 방식으로 번식하고 있습니다.


무화과 나무의 이러한 속사정을 들여다 보면

외유내강(外柔內强), 즉 겉은 보잘것 없이 보이지만

내실이 튼튼한 사람이 떠오릅니다.

무화과는 또 다산과 내실의 상징임과 동시에 번영, 평화, 풍요의 상징이기도 하죠.

 

삶에 애쓰고 노력을 기울였으나 꽃이 피지 않음을 한탄하고 계시진 않나요?

무화과 처럼, 여러분의 노력은 이미 안에서 꽃이 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남들이 알아보지 못한다 하더라도 괜찮습니다.

안에서 자란 꽃은 그 어떤 꽃보다 달콤한 열매로 거듭날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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