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이상한 한자 이야기

금자, 영자, 옥자 - 여자 이름 끝에 아들 자(子)를 쓰게 된 사연

반응형

친절하지않은 금자씨

 

이름에도 트렌드가 있습니다.

연도 별 아이 이름 순위를 살펴보면 시대 별로 유행하고 있는

이름에 특정 글자가 중복 사용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최근 트렌드를 살펴보면  ‘지안, 서아, 이준’ 등이 많았다고 해요.

 

이러한 트렌드를 역추적해 보면 할머니 시절의 이름에

유독 'O자'로 끝나는 경우가 많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순자, 영자, 정자, 춘자’ 처럼 말이죠.

 

한자로 쓰면 'O子' 를 쓰고 있습니다.

여자 이름 끝에 아들 자 를 쓰다니, 어떤 이유에서 였을까요?


아마 많이들 알고 계셨던 오해 중 하나가

그 시절 남아 선호 사상을 반영하여 그리 지었다 라는 것입니다.

 

딸이 태어났으나, 아들을 염원했던 당시 분위기로

이름 끝에 아들 자(子)를 사용하여 다음 아이는 아들이 태어나길 원했다

라는 생각이죠.

 

결론부터 말씀 드리자면 이는 잘못된 상식입니다.


이름 끝에 아들 자(子)를 사용하게 된 연유는 일제 강점기 시절의 영향입니다.

일본에서 子를 이름 끝에 쓸 때 '코'로 발음되는데,

'미치코(美智子), 네즈코(禰豆子)'와 같이 여자의 이름에 주로 사용되었습니다.

 

그럼 일본에서 아들을 염원한 것이 유행했었네? 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는 아들 자(子)라는 한자를 재해석한 것이 그 기원입니다.

 

'子'는 '一(하나 일)'과 '了(마칠 료)' 가 합쳐진 글자라 보았습니다.

(실제 子의 기원과는 다릅니다)

해석하면 숫자 1, 즉 시작에서 부터 끝까지 '마칠' 수 있다 라는 의미입니다.

이를 딸 아이의 이름에 넣어, 자식의 장수를 염원한 것이었습니다.


이러한 일본의 유행이 일제 강점기 시절 우리나라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마침 그 시대는 창씨 개명이 강제되던 시절이었죠.

이 무렵에 태어난 아이들, 특히 여아들은

일본에서 유행하는 방식으로 이름을 짓게 됩니다.

 

그렇게 이름이 지어지고 등록되었던 것이 광복후

그 이름을 그대로 쓰는 대신, 한자를 우리말로 부르게 되죠.

그게 영자, 순자 말자, 춘자 등 'O자'가 된 것입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