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여적 표현 또는 겹말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 두 번째 입니다.
이미 일상적으로 많이 쓰이는 말들이라 쓰면 안된다!
라고 하기에는 애매한 단어들이 참 많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내용을 알고 쓰는 것과 모르고 쓰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겠죠?
그럼 시작합니다.
따뜻한 온천, 온수 / 차가운 냉탕, 냉수
온천, 온수의 온은 따뜻할 온(溫)을 씁니다.
냉탕, 냉수도 차가울 냉(冷)을 쓰고 있죠.
따뜻한 아이스 아메리카노 같은 표현이 되니 유의해주세요 ㅎㅎ
말로 형언할 수 없다
형언(形言)이라는 표현은 이미 '말로 풀어냄'을 뜻합니다.
'말로 표현할 수 없다' 혹은 '형언할 수 없다' 라고 써야 할 것 같습니다.
매일마다, 매년마다
매일, 매년의 매(每)는 매양 매 로 매번이라는 빈도의 의미 입니다.
여기에 ~마다 라는 또 빈도 부사가 붙어버렸기 때문에 잉여적 표현이라 할 수 있습니다.
모래사장
모래 + 사장(沙場 : 모래 밭)이 붙은 이 말은 모래모래밭이 됩니다.
크로커다일 인가요?(*만화 원피스 참조^^)
박수쳐
박수(拍手)라는 단어는 이미 '손뼉을 치다'라는 의미가 들어가 있습니다.
그래서 박수치다라고 하면 손뼉을 치다치다가 되어 버립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박수하다' 로 표현할 수도 없는 노릇이 되어버렸습니다.
부상을 입다
부상(負傷)은 단어 자체로 '상처를 입음' 이라는 뜻입니다.
그래서 부상입다는 상처를 입다입다가 되어 버립니다.
부상을 당하다 라고 해도 상처 입음을 당하다...가 되겠네요.
한자는 참 어렵습니다.
사기그릇
사기(沙器)의 器는 그릇이라는 뜻입니다.
그릇의 2회 반복 표현이었습니다.
동물인형, 사람인형, 곰인형, 댕댕이인형
인형(人形)은 '사람의 모습을 본 뜬'이라는 의미가 있습니다.
그래서 동물 인형은 말이 안맞는 표현이 되고, 사람 인형은 잉여적 표현이 됩니다.
이제 동물 인형을 뭐라고 불러야 할까요? 동물형?
새신랑
신랑(新郞)은 직역하면 '새로운 사내'라는 표현입니다.
그래서 새신랑은 새롭고 새로운 남자 정도로 풀이되는데요.
하지만 신랑이라는 단어 자체가 우리나라에서는 이미 남편을 뜻하는 말 중 하나로
자리매김한지 오래되어서 관용구로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송이버섯, 팽이버섯, 목이버섯, 영지버섯
송이, 팽이, 목이의 이(栮)는 버섯이라는 뜻입니다.
버섯버섯 이었던 것...
이 이(栮)라는 단어 자체도 직관적인데, 나무(木)에 붙은 귀(耳)라는 뜻입니다.
송이, 팽이, 목이 버섯이 나무에서 자라는 모습을 연상해보면 바로 아실 수 있을 것 같네요.
영지 버섯의 영지(靈芝)는 영험한 버섯 의 의미를 가지고 있어, 마찬가지로 잉여적 표현입니다.
술안주, 술주정
안주, 주정에 붙은 주(酒)가 술을 뜻하므로 술이 중복 사용된 케이스입니다.
숨겨진 일화
일화(逸話)는 '세상에 널리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 라는 뜻을 가집니다.
따라서 '숨겨진'이라는 표현이 중복 사용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시도 때도 없이
시(時)는 때 시 입니다.
이미 관용구로 자리 잡았지만 뜻은 중복되고 있음을 알아두면 어디 가서 아는체(?)하기 좋습니다.
아침 조회
조회(朝會)의 조(朝)는 아침 조 입니다.
때문에 아침이 아니면 조회라는 단어도 성립이 안되므로,
누군가가 '점심 조회' 하자고 하면 말리셔야 합니다.
점심, 저녁 조깅은 괜찮습니다 ^^
어려운 난관, 어려운 난제
난관, 난제의 난(難)은 어렵다는 뜻입니다.
어려운 어려운 난관이니 무척 어렵다는 뜻이겠죠?
옥상 위
옥상(屋上) 자체가 이미 '집 위'를 말하고 있기에 집 위위 가 되어버린 표현입니다.
옥상달빛 노래는 참 좋습니다.(응?)
유언을 남기다
유언(遺言)은 '남기는 말'이라는 뜻입니다.
따라서 유언하다 로 표현되어야 하지만, 썩 입에 달라붙지 않는 것은 사실입니다.
이름을 호명하다
호명(號名)이 이미 '이름을 부름'이라는 뜻이기에 이름을 두번 부른 셈이네요.
완두콩
이 글자는 무려 콩만 3번 등장하는 단어입니다.
완(豌: 콩 완) + 두(豆: 콩 두) + 콩 으로 이루어져 있죠. 보고 있나요 콩진호 님?
잉여적 표현, 겹말은 참으로 많네요.
다음 시간에 또 만나요.
안녕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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