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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한자 이야기

천도(天桃) 복숭아는 하태하태 - 잉여적 표현을 알아보자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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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도 복숭아는 이런걸까?

 

잉여적 표현, 겹말을 알아보는 시간, 마지막 챕터입니다.

일상적으로 그냥 쓰던 말인데 알고보니 닭도리탕, 따뜻한 아이스 아메리카노

였던 표현들이 참 많았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몰라도 상관없지만 알아 두면 언젠가 쓸만한 깨알 지식들, 바로 시작합니다.


 

인수받다

인수(引受)는 물건 등을 건네받는 행위로, 받을 수(受)에 이미 받는다는 의미가 들어가 있습니다.

정확하게 쓰려면 인수하다가 맞는 표현이지만, '인수하다' 라고 하면 왠지 건네는 입장으로 느껴지네요.

 

자기 스스로

자기(自己)의 자는 스스로 자 이기 때문에, 스스로 가 두 번 쓰인 셈입니다.

"자기의 일은 스스로 하자" 이건 괜찮은 표현입니다. ^^

 

장인어른

장인(丈人)의 장(丈)은 어른 장 입니다.

직역하면 달리 아내의 아버지 라는 뜻이 없습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그런 의미로 통하는 단어이기에 장인어른도 막 틀린 말이라고는 하기 애매합니다. 

 

절반으로 나누다, 나누어 양분하다.

절반(折半)의 절(折)에는 나누다 의 뜻이 들어가 있고,

양분(兩分)의 분(分)에도 나누다 의 뜻이 있습니다.

나누기를 두 번했으니, 4분의 1이 되어 버렸습니다.

 

엄지/검지/중지/약지 손가락

엄지/검지/중지/약지에서 지(指)는 손가락을 의미합니다.

"약지 손가락 마주 걸고 하는 약속"은 어쩌면 손가락 손가락을 마주 건 것이 되니,

맞는 표현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초가집, 처가집

초가, 처가의 가는  집 가(家)이므로 집이 두 번 쓰인 단어입니다.

 

침묵에 잠기다.

침묵(沈默)은 아무 말도 없이 잠잠히 있음 이라는 뜻으로 침(沈)에 잠기다 는 뜻이 들어 있습니다.

침묵하다 라는 표현으로는 사뭇 어색하네요.

 

~ 하고 있는 중

끝에 붙은 중(中)에는 '~을 하는' 이라는 상태값이 들어갑니다.

"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 라고 썼다가 이과생에게 호되게 혼나는 밈이 생각나네요.

 

천도복숭아

천도(天桃)는 하늘의 복숭아 라는 뜻입니다.

도(桃)가 복숭아 라는 뜻이기에 복숭아를 두 번 쓴 셈입니다. 1000ºC 아닙니다.

 

하루종일

종일(終日) 자체 만으로 아침부터 저녁까지, 하루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온종일, 종일토록 으로 쓰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한 달 월급

월급(月給)의 월이 이미 한 달이죠.

만약 '일주일 월급'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똑똑히 알려줍시다.

 

혼자 독차지 하다

독차지의 독(獨)은 홀로 독 입니다.

혼자 혼자 차지한 셈이니, 욕심꾸러기 입니다.

 


잉여적 표현, 겹말은 순 우리말과 한자를 병행 사용하다보니,

간헐적으로 나타나는 언어 문화인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에서는 우리말과 한자의 결합에 대해서만 알아보았지만,

사실 우리말 + 영어, 우리말 + 일본어 의 결합도 매우 많습니다.

여러 문화가 한데 뒤섞이고 말도 그에 따라 발전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생기는 것이지요.

알고 보면 신기하면서도 어쩌면 무지했을지도 모를 말말말.

미래에는 우리는 어떤 말을 쓰고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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