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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한자 이야기

미인박명(美人薄命) - 잘못된 통계에 지배당하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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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미인(美人)을 좋아합니다.

미인(美人)은 아름다운 사람이라는 직관적인 뜻을 가지고 있는데,

현대에는 아름다운 여성에게 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전에는 정말 말 그대로의 '아름다운 사람'을 뜻하는 단어였기에, 남녀 구분없이 사용되곤 했습니다.
 
미인(美人)이라는 단어를 처음 사용한 구체적인 역사적 사례나 선례는 찾기가 어렵습니다.

한자는 수천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문자 체계 중 하나입니다.

상왕조(기원전 1600-1046년경)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고대 중국의 문자와 갑골과 청동 유물에는

아름다움과 사람과 관련된 다양한 문자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아름다움의 개념은 항상 중국 문화의 중요한 부분이었으며

미인(美人)이라는 단어는 공식적으로 문자로 표준화되기 오래 전에 구어에 존재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중국 역사를 통틀어 다양한 용어와 설명을 사용하여 아름다운 개인을 언급하거나

묘사하는 수많은 문학 작품, 시 및 역사 기록이 있습니다.


팔방미인(八方美人), 미인박명(美人薄命) 이라는 말을 들어보셨을 겁니다.

각각의 뜻은 다음과 같습니다.

  • 팔방미인(八方美人) : 8개의 방향(여러모로)으로 보아도 손색이 없는 아름다운 사람, 다방면에 능력이 뛰어난 사람.
  • 미인박명(美人薄命) : 아름다운 사람, 흔히 천재라 불리우는 사람은 오래 살지 못함.

지난 역사 속에 팔방미인(八方美人)었던 사람이 누가 있을까요?

저는 먼저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떠오릅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1452-1519)는 르네상스 시대의 박식가로 여러 분야에서 탁월했던 것으로 유명하죠.

그 유명한 '모자리자'를 비롯한 예술가로서의 면모 뿐 아니라,

해부학, 지질학, 식물학, 수학, 기하학, 발명, 건축 등 수많은 방면에서 뛰어났던,

그야말로 팔방미인(八方美人)의 대명사라 불릴 만 합니다.
 
한국에는 누가 있을까요?

아마 세종대왕님이 단연 으뜸이지 않을까 싶은데요.

세종대왕님은 한글 발명을 비롯, 여러 국책 사업을 단행하였고,

천문학, 행정 개혁, 외교 및 국방, 음악에도 정통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제가 정말 궁금한 내용은 바로 미인박명(美人薄命)입니다.

과연 아름다운 사람들의 요절(夭折)에 대한 역사는 어떨까요?

앞서 말한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향년 67세에, 세종대왕님은 52세에 사망합니다.

지금 기준으로 보면 장수와는 거리가 멀지만,

당시 평균 수명을 기준으로 하면 박명(薄命)과는 거리가 있어 보입니다.
 
정말 미인박명(美人薄命)했던 유명한 사람은 누가 있을까요? 

  •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오스트리아 작곡가) : 35세에 사망
  • 라파엘(이탈리아 화가이자 건축가) : 37세에 사망
  • 알렉산더 대왕(마케도니아의 왕이자 군사령관) : 32세에 사망
  • 에밀리 브론테(영국 소설가 겸 시인) : 30세에 사망
  • 아르튀르 랭보(프랑스 시인) : 37세에 사망
  • 허난설헌(조선시대 시인) : 26세에 사망
  • 마릴린먼로(미국 배우) : 36세에 사망

 
자료를 조사해보니, 젊은 나이에 요절(夭折)한 미인(美人)은 생각보다 많지 않았습니다.

역사상 가장 영향력 있는 과학자 중 한 명인 아이작 뉴턴(1643-1727)은 84세,

저명한 물리학자 알베르트 아인슈타인(1879-1955)은 76세의 나이로 사망했습니다. 
 
결국 미인박명(美人薄命)은 역사적 근거나 과학적 사실과는

거리가 먼 문화적 믿음이나 미신에 가깝다는 결론에 이릅니다.

이는 어쩌면 특정 현상에 주목하고 이를 일반화 하려는

일종의 고정관념 또는 선입견 일지도 모릅니다.

사람들은 특히 부정적인 사실을 법칙에 가깝게 일반화하려는 경향이 강하며,

이는 많은 사례에서 볼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뉴스를 봅니다.

뉴스에는 온갖 나쁜 일들로 떠들썩 합니다.

그리곤 감정이 이내 옮겨지죠.

'저 일이 내게도 벌어질 수 있는 일'로 다가오는 겁니다.

감정은 이내 몸을 지배하여, 그 '특수한' 일에 대해 대비하게 됩니다.

몸을 웅크리고, 세상에 대한 불신을 쌓습니다. 
 
하지만 그 '특수한' 일이 일어날 확률은 매우 적습니다.

주변에 비행기 추락이 무서워 비행기를 못타는 사람이 있는데,

이 사람은 비행기보다 사고 확률이 훨씬 높은 자동차를 매일 운전합니다.

아무런 걱정없이 말이죠.

코로나 백신으로 사망한 사람의 뉴스 기사를 접하고 그는 백신을 맞지 않았습니다.

백신을 맞고 사망할 확률보다 코로나에 걸려 사망할 확률이 훨씬 높다고 알려주어도 듣지 않습니다. 
 
물론 조심하는 것이 나쁠 것은 없습니다.

인간은 원시시대부터 이러한 '위험 기피 본능'을 몸소 익혀왔고,

이를 발전 시켜 지금까지 살아남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통계가 제시하는 진짜 위험은 따로 있습니다.

정말 위험을 피하고 싶다면 진짜 데이터를 따라야합니다.

뉴스에 나오는 세상이 내 세상의 전부라고 판단하고

무작정 부정적인 인지를 쌓으며 살아가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 볼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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