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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한자 이야기

김밥의 김은 한자로 金, 고로 금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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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유독 많이 소비되면서도, 세계인들이 좋아하는 음식이 있습니다.

여러가지가 떠오르시겠지만, 오늘 이야기할 주제는 입니다.

김은 그냥 먹어도 맛있지만, 밥에 싸서 먹는 것이 우리나라의 문화이기도 합니다.

고소하면서도 바삭한 이 음식은 외국에서는 그냥 하나씩 먹는 간식으로 유행하게되었고,

실제 셀럽들이 먹는 모습들이 포착되기도 했습니다.

김은 우리나라에서만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바삭한 식감의 김은 우리나라가 선도하고 있다고 합니다.

김 먹방하는 클로이모레츠 ㄷㄷㄷ 케베수 뉴스의 한 장면


그런데 김은 왜 김일까요?

김은 한자로 을 씁니다. 김씨 성을 가리키는 그 한자이죠. 

 

김의 시작은 조선시대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물론 김을 구성하는 해초는 그 이전부터 존재했지만, 본격적으로 김을 양식하고,

이를 음식화 한 역사를 입증하는 자료와 이를 기록한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김여익입니다.

김여익은 17세기 사람으로, 그의 묘표에 다음과 같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시식해의’(始殖海衣) 우발해의(又發海衣) : 김을 처음 양식했고, 또 김 양식법을 창안했다

 

그런데 한자를 보아하니, 김을 해의(海衣)라고 쓴 것이 눈에 띕니다.

김의 예전 이름임을 엿볼 수 있는데, 해의는 어떤 사건으로 인해 김으로 불리게 됩니다.

 

김은 전남 광양의 특산품으로 임금님께 진상되곤 하였습니다.

어느 하루는 수라상에 오른 김을 먹던 임금 인조가 이 음식의 이름에 대해 묻습니다.

하지만 주변 신하들은 그 음식의 이름을 몰랐기에,

광양 사람 김여익이 올린 진상품이라고만 말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에 인조는 그럼 그의 이름을 따 '김(金)'이라 부르도록 했다고 전해지죠.

김여익 초상화


김의 예전 이름도 재밌습니다.

해의(海衣)는 바다의 옷이라는 뜻이니,

검고 넓게 펼쳐진 김이 마치 옷감 같아 보였는 지도 모릅니다.

 

김에 대한 역사서의 기록에는 대부분 해의(海衣)로 표기되어 있습니다.

『세종실록 지리지』(1454)에는 김(海衣)이 각 해안 지방의 특산품으로 기록되어 있으며

감태(甘笞), 미역(藿) 등과 구분하고 있음을 밝힙니다.

이후 『조선왕조실록』에는 진상품이나 명나라 조공 등으로 바친 기록이 있고,

『효종실록』에는 1650년 당시 김 1첩의 값이 목면 20필이라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또 『성호사설』(18세기)에는 바닷바위에 자연적으로 붙어 자라는

김(海衣)을 종이처럼 말리는 과정이 서술되어 있죠.

 

각 기록을 종합해보면, 김을 이루는 해초는 그 이전부터 음식으로 널리 사용되었으며,

지금 우리가 먹는 김과 같은 형태를 갖춘 것은 김을 펼치고 말리는 작업 이후의 내용임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현재는 김을 한자 金으로 꼭 쓰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가 일상적으로 먹는 김의 숨겨진 이야기, 흥미롭지 않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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