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양연화(花樣年華)는 '인생에서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순간'을 이르는 말입니다.
꽃 화 / 모양 양 / 해 년 / 빛날 화 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꽃의 모양처럼, 빛나는 시절' 로 직역할 수 있습니다.
화양연화(花樣年華) 는 2015년에 나온 BTS의 미니앨범 3집의 테마이기도 합니다.
그 이전까지는 10대의 꿈, 사랑, 행복에 대해 이야기 했다면,
이 앨범은 더 나아가 청춘들에 대한 노래들이라고 합니다.
좀더 나이가 있으신 분들이라면 동명의 영화가 떠오르실 수도 있습니다.
왕가위 감독의 2000년 작 영화 「화양연화(花樣年華)」 입니다.
BTS의 노래, 그리고 영화 화양연화(花樣年華)는
본 뜻에 걸맞는 메시지를 관통함과 동시에 그 이면을 말하고 있습니다.
바로 '아름다운 시절은 한 때 뿐' 이라는 것이죠.
젊음, 더 나아가 좋은 시절은 결국 지나가고 맙니다.
시간의 흐름은 그 누구도 비껴갈 수 없고,
사람은 자연스럽게 늙습니다.
노쇠해지고, 피부에는 주름이 늘어가고, 점점 생기를 잃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노래합니다.
찬란했던 그 리즈 시절을 말이죠.
아이러니하게도, 우리는 늙어가기 때문에 화양연화(花樣年華)를 인지합니다.
영원히 아름답고 젊다면, 그런 시절에 대한 회상은 일어나지 않을테니까요.
게다가 우리가 화양연화(花樣年華)를 지나는 동안
얼마나 많은 아픔이 있었는지는 망각하기도 하죠.
지나간 일들 중 일부는 기억에서 사라지는데,
아프고 고생하고 못났었던 것들이 더 빨리 지워진다고 합니다.
이는 뇌가 사람으로 하여금 행복했던 순간보다는
고통을 더 빨리 잊도록 무의식적으로 작용하는 매커니즘입니다.
화양연화(花樣年華)는 총체적인 의미에서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라는 단어와 유사합니다.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은 '열흘 붉은 꽃은 없다' 라는 뜻으로
좋은 시절, 즉 청춘은 한 때 이다 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혹시 과거의 찬란했던 리즈 시절을 떠올리며,
현재의 스스로를 늙어 버렸다고 치부하며 한탄하고 계시진 않나요?
지금 닥쳐온 고생들에 좋은 시절 다 갔다라고 생각하고 있지 않나요?
지금의 좋은 시절을 의미없이 낭비하고 계시진 않나요?
먼 훗날, 떠올려보면 바로 지금 이 순간을 무척 그리워하는
스스로를 발견하시게 될 겁니다.
우리의 화양연화(花樣年華)는 과거도 미래도 아닌,
바로 지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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