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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한자 이야기

역지사지(易地思之)가 만드는 아름다운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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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지사지(易地思之)는 '땅을 바꾸어 생각해 본다' 라고 직역됩니다.

여기서의 땅은 바닥 지면이 아니라 입장의 뜻이죠.

그래서 '입장 바꾸어 생각해봄'을 뜻하고 있습니다.

 

역지사지(易地思之)의 미덕은 아주 오래전부터 전해져 내려옵니다.



논어에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子貢問曰“有一言而可以終身行之者乎?”、子曰“其恕乎!己所不欲、勿施於人。”
자공이 물었다. "평생을 지니고 다닐 한 마디가 있다면 무엇이겠습니까?"
공자가 말했다. "그것은 恕(용서할 서)이다. 네가 원하지 않는 바는 남에게도 행하지 말라는 것이다."

 

하지만 역지사지는 맹자로부터 비롯하였습니다.

 

역지즉개연(易地則皆然)
 : 입장을 바꾸면 모두 똑같다. 그러니 우리는 서로의 이야기를 존중해야한다.

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입장을 바꾼다는 것은 좀처럼 쉽지 않은 일입니다.

 

부모님은 어린 자식의 입장을 잘 알지 못합니다.

그래서 실수를 하거나 말썽을 피우면 혼내기에 바쁩니다.

분명 그 부모님도 어렸던, 서투르고 몰랐던 시절이 있었을 텐데 말이죠.

 

학교에서도 선생님은 학생들이 공부도 하지않고 놀고 자는 것이 못마땅합니다.

지금 열심히 공부해야 좋은 대학, 좋은 직장을 구할 수 있을 테고,

공부 만이 정답임을 이해못하는 학생들에게 구박을 일삼습니다.

하지만 그 선생님들도 학생 시절 공부만 하진 않았을 겁니다.

 

직장 상사는 어리숙한 부하 직원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지시한 바를 단번에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

요즘 세대, MZ 사원들이 추구하는 라이프 스타일이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그래서 라때는 어쩌구 로 잔소리가 이어지기 십상이죠.

그 상사의 신입 시절은 어땠을까요?

지금 신입이 가진 스펙의 100분의 1도 못가졌을텐데 말입니다.


하지만 위의 일들은 다음 사례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닐 수 있습니다.

 

바로 사람에게 향하는 범죄 행위 입니다.

 

다른 사람을 다치게 하고, 물건을 빼앗고, 죽음에 이르게 하는 일들.

피해자의 삶을 송두리채 앗아가는 범죄자들은 과연

상대가 당할 고통을 조금이라고 생각했을까요?

 

최근들어 자주 발생하는 살인 예고, 묻지마 폭행과 살인 등,

이를 뉴스나 소문으로 접한 사람들은 공포로 고통받고 있습니다.

 

이러한 범죄를 저지른 사람들은 대부분 심신미약을 주장하고 있다죠.

심신미약이면 다른 사람을 해쳐도 큰 처벌을 면한다는 법은

대체 누굴 위한 법일까요?

가해자가 어떤 핑계를 대더라도 피해자의 고통은 감소하지 않을테고,

감형받은 가해자가 또 심신미약 상태가 되지 말라는 법도 없을텐데 말입니다.

 

그래서 최근 '국민사형투표' 라는 드라마와

사형 집행 시설 점검을 지시한 법무부 장관의 이야기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중대 범죄든, 약한 수준의 잔소리든 역지사지를 한 번이라도 떠올려본다면,

세상은 좀 더 평화로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내가 지금 하는 행위로써 누군가가 피해를 받지는 않은지,

내가 하는 말이 누군가에겐 돌맹이가 되어 날아가는 건 아닌지,

나로부터 시작한 아름다운 생각이

세상 모두에게 닿기를 기원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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